재무제표 분석의 순서를 먼저 정립하자.
저는 재무제표 분석을 주로 (포괄)손익계산서 → 자본변동표 → 현금흐름표 → 재무상태표 순서로 진행합니다. 이 순서 개념은 분석자마다 조금 다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순서 개념을 정립해 놓지 않으면 복잡한 재무제표가 주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뽑아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SK하이닉스의 2025년 1분기 재무제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먼저 (포괄)손익계산서를 가서 분기 포괄순이익이 얼마인지 확인해 보니 8.1조 원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 금액은 분기 순이익이 아니라 분기 "포괄"순이익이라는 점입니다. 이 둘의 차이는 포괄손익입니다. 쉽게 말해 미실현 손익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대표적인 항목이 주식평가손익, 해외 사업 환산손익, 헤지 파생상품 평가손익, 확정급여제도 재측정 요소 등 어려운 용어일 수 있지만 잠시 짚고 넘어가 봅니다.
바로 red - box 표시한 부분인데요, 항목별로 간단히 개념만 설명해 보겠습니다.
확정급여제도의 재측정 요소 : 미래에 퇴직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의 현재가치 변동분입니다.
해외사업장 환산 외환차이 : 연결재무제표에 합쳐지는 해외사업장(종속회사) 재무제표 환율환산 이익입니다.
파생상품 평가손익 : 외화 차입금의 환율변동, 이자율변동 위험을 회피(hedge)하기 위한 통화스와프, 이자율스와프 파생상품의 평가에서 발생한 손익
관계기업의 기타포괄손익에 대한 지분 :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익 중 자본변동을 반영한 금액
이들은 당기손익이라는 "실현된 손익" 범주에 넣기에는 실현 정도가 미약한 항목으로 "미실현 또는 미래에 실현될 " 개념의 손익으로 "포괄(comprehensive)"손익이라고 표현합니다.
FY 2025 1분기 재무제표 분석
그럼, 손익계산서를 분석하면 포괄순이익은 8.1조입니다. 이제 자본변동표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자본변동액이 단지 포괄순이익(당기순이익+포괄이익)뿐 아니라 유상증자 등 순수한 자본거래에 의해서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자본변동표를 보면 당분기(2024.12.31~2025.3.31) 순수 자본변동 항목이 눈에 띕니다. • 종속기업 소유지분의 변동 : 종속기업의 유무상증자나 종속기업의 비지배주주와의 자본거래 시 발생하는 자본변동액입니다. 이는 실제 자금의 변동액과 소유지분의 변동액의 차이를 자본으로 처리한 것입니다. • 배당금의 지급 : 당기에 9천억 원의 배당을 결의하였습니다. • 자기주식 처분 : 자기주식 거래는 자본에 반영합니다. 자기주식 처분 시 유입된 현금은 자본을 증가시킵니다. • 주식선택권 부여·행사 : 종업원 Stock option 부여와 행사 시 자본이 증가합니다. 이제 현금흐름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래 현금흐름표 중 재무활동 현금흐름 중 자기주식 처분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156억 원에 불과합니다. 자본 증가액은 2천억 원인데 현금 유입은 왜 156억원 밖에 되지 않는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주석을 좀 더 살펴 봐야겠습니다.(Ctrl+F ; "자기주식")
주석을 좀 살펴보니 회사의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거래는 다음 2가지로 요약됩니다.
• Stock Option 부여
• 교환사채 상환
Stock Option 행사 시에는 행사대금이 유입되지만, 현금흐름표에 해당 내용은 없으므로 당분기에 Stock Option 발행으로 인한 유입이 없었고 교환사채 상환 시 자기주식으로 갚았기 때문에 현금 유출입이 없었던 것입니다.
회계 처리로는 (차변) 교환사채 / (대변) 자기주식 형태가 됩니다.
정리하면 분기포괄순이익 8.1조 원에 자본변동액 0.59조 원이 차감되어 총자본의 변동액은 7.52조입니다. 총자본의 변동액은 당연히 재무상태표 총자본의 당기-전기 차이금액으로 확인될 것입니다.
중간 정리
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에 영업이익 7.4조에 금융손익등 1.9조원이 가산하여 9.3조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하였다. 법인세를 내고 나면 순수한 분기순이익은 8.1조이다. 당기손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요 자본거래로 배당 9천억원을 결의하였고 자기주식을 매각으로 인한 자본금 증가액 2천억원 발생하였 다. 이 두 거래는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여기까지는 분기순이익 8.1조가 현금이 익으로 간주된다. 위에서 분기 순이익 8.1조 원을 현재까지의 분석에 근거한 현금이익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회계이익이 현금이익과 동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회계이익과 현금이익의 차이 분석을 위해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를 오가며 확인해 보겠습니다.
재무상태표 분석
재무상태표의 자산, 부채의 증감을 검토하는 이유는 영업거래, 투자거래, 자금거래를 식별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래와 같이 정리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총자본의 증가액은 7.5조였는데, 이는 자산증가액 4.1조와 부채감소액 3.3조 액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주목할 점은 유형자산 투자 6.3조 원이며, 나머지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차입금의 증가액과 감소액이 유사하여 재무활동 현금흐름 영향이 거의 없고, 나머지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증감이기 때문에 당기순이익과 영업현금흐름의 차이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즉, 현금흐름표상 영업현금흐름 산출내역을 보면 이런 영업자산·부채의 변동이 파악된다는 것입니다.
위 내용을 더 압축해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현금흐름표로 가면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기 순이익 8.11조 원에 감가상각비 3.12조 원이 합쳐진 금액 상당액인 10.65조 원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EBITDA(Earning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 Amortisation)입니다. 요약하면 영업에서 번 돈은 10.65조 원에서 법인세 1.4조 원 내고 투자지출 6.28조 원하고 주주에게 귀속할 잉여금 2.74억 원을 남겼습니다.
위 내용을 표로 다시 한번 압축 요약하겠습니다.
자산 123조, 매출 17조의 거대기업인 SK하이닉스의 2025년 1분기 활동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복잡한 재무제표와 주석에서 얻은 간략한 메시지는 위와 같습니다. SK하이닉스는 재무 활동에 큰 변동은 없었고 영업활동과 투자활동으로만 요약됩니다.
SK하이닉스의 이론적 주주지분 가치는 얼마나 될까?
평가에 앞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Simple DCF에서 어떤 Cashflow를 사용할 것인가입니다. 즉, 위에서 산출한 FCF(Free Cash Flow)와 영업이익 중 어떤 것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며, 매우 중요한 대목입니다.
일반적으로 DCF(Discounted Cash Flow)는 FCF를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DCF Valuation을 위해 FCF 산출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습니다. 그러나 FCF는 상당한 변동성을 가집니다. 즉, 공시재무제표 중 현금흐름표상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에서 투자활동 현금흐름 중 "유형자산 취득액"을 차감한 금액이 FCF입니다. 이 과정에 다음 3가지 항목이 문제입니다.
• 비현금 손익 : 감가상각비 외 다양한 비현금손익항목들
• 운전자본 변동 : 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 영업용 자산, 부채의 변동
• CAPEX : 투자지출액
위 3가지 항목이 2025년 1분기 공시 재무제표상 발생 금액이 향후에도 일정하게 발생한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 말은 변동성이 큰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는 FCF는 DCF 요소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많은 Valuation이 FCF를 사용할까요?
이때는 많은 조정 과정을 거칩니다. 예를 들면 운전자본 변동액을 공시재무제표상 금액(또는 비율)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회사의 정책상 매출채권 회수기간, 회수비율, 회전율 등 평균적인 경향성을 인용하여 추정합니다.
이는 CAEPX도 마찬가지입니다. CAPEX는 대체투자(replacement investment)와 유지투자(maintenance investment)입니다. 이들이 매 기간 일정한 비율로 발생한다는 가정은 비합리적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보고 개별적으로 DCF Sheet에 입력(key-in)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는 기업 내 경영자와 실무자들은 가능할지 모르나 시장참여자(market participant) 또는 저 같은 객관적인 제3자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이므로 DCF에 인용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영업외손익(금융손익, 지분법손익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을 사용한다.
위 재무제표 분석에서 산출한 FCF는 2.95조이지만 영업이익은 7.44조로 크게 차이가 납니다. DCF 수행 시 이 차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하는지가 위에서 설명한 내용입니다. 결론은 FCF에 내재된 불규칙성으로 인한 왜곡(distortion)을 방지하기 위해 저는 Simple DCF 시에는 세후영업이익을 사용합니다.
그럼 2025년 1분기 영업이익 7.44조를 이용하여 Simple DCF Valuation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진적 체감의 정당성
SK하이닉스의 향후 사업 전망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단편적인 판단보다 정량적·정성적 요소를 구조적으로 구분하여 통합적으로 해석하는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긍정적 요인: 실적 기반의 강세 전망
▶ 부정적 요인: 경쟁 심화 및 점유율 하락 우려
▶ 종합판단
“SK하이닉스는 현재 실적과 AI 수요라는 확실한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으나, 향후 HBM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면 ‘점유율 감소 vs 수익성 유지’ 간 균형 전략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DCF 평가 시에는 초기에는 높은 성장률을 적용하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체감하는 성장률 구조를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