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명 연예인 이름 보다 더 핫한 검색어가 하나 있어요. 바로, ‘스테이블 코인’이예요. 코인에 대한 언론의 기사나 블로그 글은 그동안 참 많이 봐왔는데요. 솔직히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기사나 글이 주를 이뤄온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어느새 ‘코인’이라고 하면, 무언가 ‘안정적이지도 않고’, ‘시기상조’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요.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어요. ‘스테이블 코인’이 ‘짠’하고 나타났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종목이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기도 했고요. 미국은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켜서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이게 대체 뭐길래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걸까요? 이제 정말, 스테이블 코인의 정체를 밝혀내야 겠어요.
챗 GPT 로 생성한 이미지
🤔 스테이블 코인이 뭘까?
이름에 벌써 답이 나와 있어요. Stable (안정적인), Coin (화폐). 이름에서 그 특성을 알 수 있듯이, 암호화폐 중에 ‘안정적인 화폐’라는 거에요. 사실 이전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다른 코인들이 등장했을 때 모두가 주목했지만, 불안한 점이 하나 있었어요.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거예요. 매일 가격이 달라지니까 실제로 물건을 사고 코인으로 결제하는데 부담을 느꼈죠.
예를 들어, 다른 암호화폐로 5천원을 주고 물건를 샀는데 내일 그 가치가 절반으로 바뀐다면 업주의 입장이 난처해 지겠죠.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은 달라요. 실물 가치에 1대 1로 연동해서 발행되거든요. 달러 연동 코인이라면 1개의 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되는 식이죠. 달러만 연동 되냐고요? 아니요. 스테이블 코인은 여러 자산의 가치를 따라가요.
* 법정화폐 담보형 : 말 그대로 한 나라의 실물 화폐가 가진 가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연동되는 거에요. 1스테이블 코인이 1달러나 1유로와 거의 같은 가치를 유지해요.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90%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다고 해요. 테더(USDT), USDC 가 대표적이죠.
• USDT: 홍콩의 테더(Tether)사가 발행. 시장 점유율 69%
• USDC : 코인베이스와 서클(Circle)이 공동 개발. 시장 점유율 24%
USDT, USDC 두 코인의 시총은 삼성전자의 75% 수준이라고 해요.
* 암호화폐 담보형 :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그 가치의 일부만큼 스테이블 코인을 발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분명 크다고 했는데, 왜 이걸 담보로 할까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대책을 세웠어요. 가격 급락에 대비해 ‘초과 담보 구조’로 구성해 놓은 거죠. 예를 들어, 1달러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면 원가 보다 높은 130% 정도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정해 놓는 거에요. 그리고나서 만약 가격이 변하면, 시스템적으로 자동 청산 되는 구조라서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원리죠. 대표적으로 ‘DAI (MakerDAO)’가 있어요.
• DAI (MakerDAO): 중앙 관리 주체의 개입 없이 오직 코드에 의해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점에서 ‘탈중앙화 수준이 높아’요. 때문에, 특정 금융 기관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정치적 또는 경제적 변동으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죠. 하지만 담보 자산의 급격한 가격이 변동하면, 청산 위험도 존재해요.
* 상품 담보형 : 금이나 석유, 부동산 값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도 있어요. 아시다시피 금은 그 가치가 안정적이라서 지금까지 실물화폐의 대체제로 선호되고 있는데요.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실제로, 지난 3월에는 금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 코인 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죠.
*알고리즘 기반형 : 별도의 담보 없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코인의 발행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유지해요. 가격이 오르면 공급을 늘리고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을 줄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위험이 존재해요. 2022년 알고리즘 기반형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는 대량 매도로 인해 시장 신뢰가 붕괴되며 1달러의 고정 가치를 잃었죠. 때문에 연동된 ‘루나(LUNA)’까지 폭락하면서 큰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어요. 이 사건 이후에는 알고리즘 기반형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된 상황이고요.
유형 | 특징 | 대표 코인 |
---|---|---|
법정화폐 담보형 | 달러 등 실물 화폐와 1:1 연동 | USDT, USDC |
암호화폐 담보형 | 다른 암호화폐를 예치 후 발행 | DAI (MakerDAO) |
상품 담보형 | 금, 석유 등 실물 자산 기반 |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 등 |
알고리즘 기반형 | 수요·공급 조절로 가격 유지 | 테라USD (실패 사례) |
🙄 스테이블 코인이 왜 등장하게 됐을까?
장단점이 분명한 스테이블 코인. 그런데 이런 의문이 생겨요. 왜 ‘돈’이나 다른 코인들이 있는데도 굳이 머리 아프게 공부해 가며 스테이블 코인을 쓰려고 하는 건지 말이에요. 사실 시장의 논리는 가급적 쉽고 빠르고 돈이 절약되는 쪽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잖아요. 이 논리에 딱 맞는 게 스테이블 코인이었던 거죠.
예를 들어, ‘해외 송금’을 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러려면 자국의 돈을 다시 달러로 바꾸고 그 달러를 다시 현지 돈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거기다 수수료도 들죠. 그런데 스테이블 코인을 쓰면 자국의 돈과 현지의 돈을 맞교환 할 수 있게 돼요. 은행을 거칠 필요 없이 블록체인에서 전송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24시간 거래가 가능 하죠.
그리고 자국 화폐가치가 불안정한 일부 나라 국민 중에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국 화폐를 바꿔두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실물 달러로 바꾸려 해도 달러가 부족해 뜻대로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해요.
거기다 다른 가상 자산이 가진 ‘변동성’ 이란 단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부분도 작용했어요. 자산의 가치가 바뀐다는 건, 그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는 꽤 불안한 요소잖아요. 그런데 가상 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져도 스테이블 코인이라면 가격 하락의 위험을 줄일 수 있죠. 때문에, 일반적인 상품 구매나 송금 등 실생활에서 가상 자산을 활용하는 데도 훨씬 편리한 면이 있고요.
이런 이유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은 가장 자산 거래소에서 다른 코인을 사고 팔 때 주로 사용돼요. 실제로, 현재 스테이블 코인의 약 90%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매수에 사용되고 있다고 해요.
😮 스테이블 코인,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의 스테이블 코인 거래 규모는 올해 1분기에만 57조원 규모라고 해요. 주로 해외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하는 데 사용했다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관련 ‘법제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바라보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입장도 다소 다른 상황이고요. 바로, ‘코인 발행 주체’ 를 어디로 하느냐의 문제 때문이에요. 스테이블 코인은 일반 금융사나 기업이 발행하는 화폐잖아요. [원화 스테이블 코인도 발행하게 된다면, 한국은행이 아닌 시중은행 등 기업들이 만들 예정이거든요.
1. 정부의 입장 - 원화 스테이블 코인? 진행시켜!
먼저, 정부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관련해 속도를 내고 있어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국정 기획위원회 경제 1분과 산하에 스테이블 코인 소분과가 설치됐고, 이번에 대통령실 정책 실장으로 임명된 김용범 신임 실장은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던 인물이기도 하죠. 하지만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법안이 마련되어 있어야 할텐데요.
그래서 민주당에서는 이와 관련된 법안을 속속 발의하고 있어요. 지난 6월 민병덕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과 ‘대통령 직속 디지털 자산 위원회 설치’ 등을 주 내용으로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했어요. 법안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공식 허용하는 방향으로 발행자는 최소 자본금 5억~10억 원 보유, 금융위원회 인가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해요.
같은 당의 강준현 의원도 7월 발의를 목표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혁신과 성장에 관한 법률(디지털 자산 혁신법)'을 준비 중이에요.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 업권 전체에 대한 체계를 마련하고, 발행자에 대한 자기자본 요건과 공시 의무 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핵심이라고 하네요.
또, 안도걸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일명 '스테이블 코인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는데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자격과 인허가 요건, 담보 자산 요건과 외환 거래 관리 등 건전한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사항과 이용자 보호 등 규제를 강화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해요.
한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고 하는데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국내 기업은 주식회사이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기관, 또는 50억원 이상 자기자본을 갖추도록 명시했다고 전해졌어요.
2. 한국은행의 입장 - 비은행 주도 발행은 신중해야 돼!
한국은행은 비은행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비은행까지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허용하면 다수의 민간 화폐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19세기 민간 은행이 자유롭게 화폐를 발행해 혼선이 있었던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하지만 은행권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 비은행권까지 다 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신중히 보면서 하자는 것”이라고도 했죠. 중앙은행의 통제를 벗어난 디지털 화폐가 비은행에서 대량 발행되면 한은의 통화 정책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거에요.
또, 고경철 한국은행 전자 금융 팀장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되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광의의 통화 개념으로 보면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중앙은행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 되고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어요. 금융 안정성을 위해 부작용을 철저히 검토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가상자산반을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해졌어요. 가상자산반은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논의에 대응하고, 입법과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해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도 가상자산반이 전담한다고 하네요.
3. 그러면 그냥 중앙은행이 발행하게 하면 안될까?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따로 있어요. 바로,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예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하는 만큼 현금처럼 ‘법정 통화’로 인정되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죠. 한국은행은 CBDC를 실제 거래에 사용하는 ‘프로젝트 한강’ 을 실행 했었어요. 참여한 은행들의 사정으로 현재 2단계 테스트는 잠정 보류된 상태고요. 현재 미국 트럼프 측은 CBDC에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디지털로 추적될 가능성이 있어 개인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 스테이블 코인 시대,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챗 GPT 로 생성한 이미지
시장 상황에 민감한 게 바로, 기업이죠.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해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요?
7월 23일까지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상표 등록 건수는 475건이나 된다고 해요. 암호화폐(가상자산)거래소나 빅테크·핀테크 기업은 물론 은행·카드·게임·제조업체까지 업종도 다양하다는데요.
A은행은 스테이블 코인 기반 지급 결제에 대한 PoC를 추진하기로 했어요. PoC는 기술이나 사업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실험·검토하는 절차인데요. 이 은행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자사 배달 앱 결제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해요.
은행권 공동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추진 중인 오픈 블록 체인·DID협회(OBDIA) 역시 세부 사업 방안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해졌어요.
그리고 B기업은 스테이블 코인 관련 국내 법제화가 진행되는 동안 '00페이'를 국내에 도입하고 이후 '00코인'과 연동해 그룹 결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어요.
그리고 카드 업계는 ‘스테이블 코인 대응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업계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기로 했어요. 스테이블 코인으로 기존 카드 결제 시장이 대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해요.
요약하자면!
• 📌정부 :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추진 (민주당 중심 입법 진행 중)
• 📌한국은행 : 민간 주도 발행에 신중론, 통화 정책 영향 우려
• 📌기업 : 상표 등록 475건, 은행·핀테크·카드사 등 적극 대응
✍ 에디터의 한마디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 코인의 90%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다는데요. 지난해 한국 수출입 거래에서 달러가 차지한 비중도 80%가 넘는다고 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시장에 데뷔하면, 이마저도 지키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 규모가 커지면, 동시 다발적 코인 인출 사태 같은 ‘코인런’ 상황도 벌어질 수도 있고요. 제 2의 테라, 루나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라는 법도 없는데요. 이렇게 ‘양날의 검’ 같은 스테이블 코인. 제대로 된 제도와 감시 체계가 함께할 때, 비로소 우리 경제에도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거예요.